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영화의 역사는 125년전 뤼미에르 형제가 수십 명의 관객을 모시고 상영한 순간을 영화의 탄생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영화는 ‘움직이는 사진’이 아니라 ‘함께 보는 행위’, 창작자의 기록물을 관객과 공유하는 순간을 영화 예술과 산업의 첫 걸음으로 봅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 세계 영화인들은 영화를 만들고 영화가 관객과 대면하는 순간을 상상하며, 오늘도 현장에서 고분분투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로 직면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공동의 행위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영화라는 예술과 산업의 가장 핵심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제14회 아시아필름어워즈는 아시아 영화의 성과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영화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다시 묻는 일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연대가 소중한 이 때, 홍콩국제영화제와 도쿄국제영화제와의 협력을 통해 이처럼 아시아 영화인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나아가 아시아 영화인들에게 아직은 높게 쳐진 국경의 장벽을 걷어내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힘에 보탬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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